오늘은 한국전력공사 체험형인턴 서류합격부터 면접 후기까지 써보려고 합니다.
이미 많은 블로그와 카페에 정보가 있기 때문에 흔한 주제인데요.
그냥 제가 겪었던 것, 느꼈던 것을 바탕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반기 체험형인턴을 해볼까 말까 하다가 일단 아무거나 써보려고 하자 하는 마음에 자소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사업소가 전국 각지에 있다보니 지원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서울권으로 쓸까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었죠. 하지만 서울권은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 생각했고 서류 스펙면에서 아직 부족했기 때문에 연고지에 있는 의정부-동두천-연천-포천지구로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기대도 안하고 다른 일하고 있다가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들어가서 결과를 확인해보았죠. 왠걸? 합격? 공취사, 독취사에서 후기들을 보니 서울권의 경우 체험형인턴임에도 불구하고 쌍기사+토익을 갖추어도 떨어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서울권을 안쓰길 정말 잘했네요 ㅎㅎ)
참고로 제 서류스펙은 토익 730+전기기사+한국사+지역인재가점 입니다. 합격이 되니 면접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약 2주 뒤에 면접이었죠. 인터넷에 찾아보니 대부분 인성면접이라 하길래 굳이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혹시 몰라서 체험형인턴에 나왔던 질문들을 정리했습니다.
이 질문들은 구글에 치면 바로 보실 수 있으니 여기서 따로 적지는 않을게요. 체험형 인턴 발표 후에 그 주 토요일에 강원도에서 일하는 친구가 서울에 놀러와서 서울 친구들끼리 홍대에서 모여 치맥을 한 잔했습니다. 저 빼고 다 취업한 친구들이라 밥을 얻어먹었지만..ㅎㅎ 저도 빨리 취업을 해서 사줘야죠!
치맥 후에 근처 망원공원으로 가서 돗자리 깔고 맥주 한잔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저희 4명이 모두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죠. 상대는 음주운전에 렌트차량이라는거 ㅎㅎ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을 할게요.
문제는 체험형인턴 면접이 다가오고 있는데 교통사고를 당해서 입원을 했다는 것이었죠. 너무 갑작스럽게 발생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머릿 속의 계획은 애들이랑 놀다가 집에 들어가서 다음 날부터 면접준비를 할 생각이었는데 병원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2주 진단을 받았는데 그 사이에 면접일정이 있었죠. 컨디션이 안좋지만 면접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제가 잘못해서 입원한거면 억울하지 않겠죠. 저랑 친구들은 법규를 지켰는데 차량이 우리를 박아버리면 뭐... 어쩌겠습니까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 기회를 역이용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죠. 혹시나 취업준비하시는 분들도 현재 상황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정말 많을 겁니다. 단언코 말씀드리면 신세 한탄, 남 탓 이런거 아무짝에 쓸모 없습니다.
저는 1분 자기소개에 제가 사고 당한 내용을 말하기로 결정합니다.
면접 날이 되었죠. 정장으로 갈아입고 경기북부본부로 갔습니다. 외관 사진은 이미 인터넷에 나와있으니 생략할게요ㅎㅎ
대기장소는 2층 강당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북적이며 있을줄 알았는데 제가 너무 빨리 왔다봅니다. 직원분들, 정장을 입은 지원자들 몇명이서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대기실 분위기는 굉장히 고요했습니다. 방귀를 몰래 껴도 들킬 것 같았어요.
대부분 나이대는 저랑 비슷하거나 어려보였습니다. 다들 면접 답변 준비해온 것을 읽고 있었어요. 어떤 분은 기업 분석을 막 하고 계십니다. ㅎㄷㄷ.. 그정도의 준비도 못한 나는...? 역시 한전에서 기회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면접 시간이 되자 출석체크를 하고 지원자 명찰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면접에서는 본인의 이름, 대학 등 개인정보를 말해서는 안됩니다. 저도 처음에 면접준비를 할 때 이름을 말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름을 못 말하면 자기소개할 때 뭐라고 해야 하지..?
저는 ~~~체험형 인턴에 지원하게 된 건장한 청년입니다? 저는 ~~~체험형 인턴에 지원하게 된 (...버퍼링..)입니다?
이런 고민을 했었는데 명찰 번호를 얘기하면 되는 거였습니다. 저는 ~~~체험형 인턴에 지원하게 된 ㅇㅇ번 지원자입니다!
면접장에 들어갔습니다. 면접관 분들은 총 4분이셨습니다. 5명의 지원자가 들어가서 4:5 형식이었죠. 면접장은 아주 분위기가 적막했습니다. 마치 CEO와 임원들이 모이는 회의장 같았습니다. 다 같이 앉았습니다. 질문을 정리해서 말씀드릴게요.
1. 자기소개 및 지원동기 (한전과 연관지어서)
2. 최근에 읽었던 책은?
3. 자신의 장단점 1가지씩?
4. 바람직한 직장인의 자세는 무엇인가?
1분 자기소개 때 저는 교통사고 당한 걸 얘기하기로 결정합니다. 솔직하게 이게 맞는 전략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대부분 지원자들은 ~~을 위해 ~~을 해왔고 이런 형식이거나 저는 ㅇㅇ같은 ㅇㅇ 인재로서 ㅇㅇ를 ~~ 이렇게 시작을 하겠죠.
실제로 옆 지원자 분은 쌍기사를 보유하신 분이더군요. (1분 자기소개에 쌍기사 취득을 해왔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익숙한 레퍼토리이기 때문에 뭔가 하나 파격적인 멘트를 날려보고 싶었습니다. 그게 바로 제가 며칠 전 겪었던 교통사고였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 중이지만 인턴 면접을 위해 달려온 ㅇㅇ번 지원자입니다.~~~~"
그랬더니 맨 왼쪽에 있는 분이 저를 보고 쓰윽 웃으시더군요.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고를 당했으면 사고에 대해 뭔가 물어볼 줄 예상했는데 현실은.... 전혀 관심없었습니다 ㅎㅎ
아무튼 장,단점이나 최근에 읽은 책 이 두가지 질문은 제가 미리 준비했었기 때문에 대답을 했습니다. 단, 더듬거리면서 얘기했어요. 머릿 속에서나 연습에서나 면접장에서 내가 생각했던대로 얘기를 잘하고 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면접관분들의 기에 눌려 목소리가 잠겨버렸죠. 왜 기에 눌렸냐구요? 지원자들이 얘기할 때마다 지루하다는 듯했고, 재미없다는 듯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진짜 피곤하셨거나 일부로 이런 표정을 지으신게 아닐지 추측해봅니다.)
제 생각에는 같이 들어간 5명 지원자 모두 기에 눌린 것 같았어요. 서로 뭔가 안쓰러운 느낌... 다같이 떨고 다같이 더듬거리고...
마지막 질문이 꽤 어려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바람직한 직장인의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걸 바로 대답해야 하다니... 저는 그냥 팀웍이 좋은 것이라 말했습니다. 같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팀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구요.
면접이 끝나고 면접비를 수령했습니다. 5만원->3만원으로 줄었네요 ㅠㅠ 아마 적자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이번 면접을 통해 느낀 것은 스터디 그니까 면접스터디가 정말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름 지금까지 면접에 자신있다고 자부해왔던 저를 반성하게 만드는 면접이었죠. 저 또한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계속 느낍니다.
인턴 합격후기나 불합격후기를 찾아보면 꼭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합격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부족한 사람이 불합격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면접관 입장에서 볼 때 그나마 마음에 드는 사람이 합격자가 되는 것이니까요.
저도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면접을 계기 더욱 발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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