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약 반 년전에 했었던 굿즈 판매 알바에 대해 경험담을 써보려고 한다. 아이돌 굿즈 판매 알바를 하기 전까지 나는 아이돌 굿즈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애초부터 아이돌에 관심이 거의 없었고 좋은 노래가 나오면 노래만 듣는 정도? 였다. BTS의 경우도 방탄 러브유얼셀프 (LoveYourself) 앨범이 나왔을 때도 노래만 들을 뿐, 앨범을 산다거나 방탄 굿즈샵에서 굿즈를 사지는 않는다.
나는 명동 아이돌 굿즈샵이 따로 있고, 아이돌 스타 굿즈샵 등 굿즈 관련 온라인 쇼핑몰들도 많은 걸 보고 아이돌 굿즈샵이 엄청나게 큰 시장이라는 것을 느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했던 알바는 위너, 아이콘, 승리 콘서트 때 부스 앞에서 굿즈를 판매하는 일이었다. 우선 가장 먼저 했던 위너 콘서트부터 얘기를 해볼까?
처음 일했을 때가 위너 콘서트 때였다. 10시까지 출근이었는데 콘서트가 열리는 올림픽 공원 광장으로 갔다. 전날에 콘서트 부스를 설치하고 재고 정리를 다 해놨기 때문에 마무리 정리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위너 콘서트 때 기억에 남았던 것은 아침부터 위너 굿즈샵 앞에 팬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이었다.
한 200명 정도로 기억한다. 날씨도 추운데 그 추위를 참아가면서 기다릴정도라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있구나 생각을 했었다. 10시 30분부터 판매가 시작되었다. 굿즈의 종류는 약 50개정도 였고 응원봉부터 시작해서 키링, 포토북, 망원경 등 다양했다.
전날에는 재고 정리를 맡았다면 위너 콘서트 당일날에는 POS(계산) 담당을 했다.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우르르 몰려왔고 팬 분들의 주문을 받았다.
비율은 외국인 팬들이 절반이상이었던 것 같다. 특히 그들에게는 굿즈가 마치 해외직구를 해야 얻을 수 있는 물건처럼 소중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20~30만원어치는 기본이고 어떤 사람은 40만원 넘게 주문을 하기도 했다. 한국인 팬들의 경우 주로 10대와 30~40대가 많아보였다.
의외였던 것은 이 때 응원봉이 이벤트 상품으로 제공되어서 일부 사람들만 얻을 수 있었다. 10시 반부터 6시까지 응원봉을 찾는 사람은 정말 많은데 재고는 없으니... 팬들의 마음이 서운할 것 같긴 하다. 그러다보니 응원봉 대신에 그나마 비슷한 키링 구매량이 정말 많았다.
(실제로 YG로 위너 응원봉 관련 민원이 들어왔다고 한다.)
근무를 한 약 7~8시간동안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위너의 인기가 글로벌하구나. 밥(도시락)도 교대로 먹었고 쉴 시간도 없었다. 화장실 한번 갔다가 다시 투입. 그렇게 6시가 되고 정산을 하게 된다.
내가 기억하는 건 하루 매출이 약 1억원? 정도였다. 남는 장사인지는 세부적으로는 잘 모르므로 PASS.
다음은 아이콘 콘서트였다. 오전부터 역시 팬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위너의 절반? 정도였다. 오늘은 팬들이 별로 없는 것인가? 호호 꿀인가?
는 무슨 .. 겁나 많았다.
이번에도 역시 포스 담당을 했다. 판매 시작되자마자 또 분주히 손가락을 움직이며 포스 화면을 두들겨댔다. 외국인과는 영어로 Okay~! Sorry? + 바디랭귀지를 사용하며 글로벌한 소통을 했다.
외국인도 중국, 일본, 캐나다, 미국, 영국 등 아주 다양했는데 특히 중국인들의 패션이 아주 개성이 뚜렷했다. 나는 절대 소화하지 못할 패션. 사진으로 찍고 싶었는데 찍게 되면 초상권 침해니... 생략...
또 기억에 남았던 것은 연예인 포스를 풍기는 20대 일본인 친구가 구매를 했었는데 향수냄새가 엄청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향수를 시향해본 적이 있는데 그 향수냄새는 처음 맡아본 냄새였다. (물어볼 걸 그랬나...?ㅠ 이미 지나갔으니..)
역시 교대로 도시락을 먹고 처음부터 끝까지 쉴틈없이 계속 일했다. 위너처럼 아이콘 역시 팬층이 두텁구나. 그리고 이 굿즈들이 수 없이 판매되는 것을 보면서 아이콘과 위너는 하나의 브랜드라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세계에 끼치는 영향력이 있으니 아이콘과 위너 사진이 담긴 공책의 가격이 껑충 뛰지 ㅎㅎ
마치 민무늬 티셔츠에 나이키로고가 붙으면 가격이 뛰는 것처럼ㅎㅎ
아무튼 정신없이 지나갔다.
승리 콘서트 역시 올림픽 경기장 중 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렸다. 규모가 아이콘, 위너보다는 작았었다. 만약 빅뱅 콘서트였다면 또... 도시락 교대근무, 쉴시간 없음 테크트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날은 굉장히 널널했다. 나는 이게 승리의 마지막 콘서트가 될 줄은 ...
당시에 버닝썬 사건으로 여론이 안좋은 상황이었고, 판매 시작 전부터 직원분들이 여론이 안좋으니 팬들에게 티내지 말고 웃으며 잘 응대하라고 안내를 받았었다.
이번에 담당했던 업무는 POS가 아닌 굿즈 배달 업무였다. 팬분들이 POS에서 계산을 하고 영수증을 옆으로 가져오면 그 영수증을 보고 해당 물건을 찾아준다. 그리고 맞게 가져왔는지 펜으로 체크한 뒤, 봉투에 담아준다.
아이콘과 위너와 다르게 굉장히 널널해서 쉬엄쉬엄했던 것 같다. 식사를 할 때도 20~30분을 푹 더 쉴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ㅎㅎ
한 번 위너, 아이콘 때 빡세게 하고나니 나머지 일들은 수월했다. 같이 알바하는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웃고 떠드는 사이에 벌써 6시가 되었고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결론 : 짧은 3일이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고 다양한 사람들을 응대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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