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습니다.]
"공주와 돼지"
블랙미러 시즌 1 첫 에피소드다. 처음 영화를 볼 때 에피소드 제목을 보고 굉장히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다. 돼지라고 놀림을 받는 공주가 일탈하는 스토리인가? 아니면 다이어트 관련 영화인가? 싶었다. 그런데 제목 그대로 공주랑 돼지 둘 다 영화에 출연을 해서 깜짝 놀랐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총리가 잠을 자던 도중 중간에 전화를 받으면서 영화가 시작 된다. 영국의 공주가 납치되고 납치범이 공주를 통해서 총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총리는 일어나서 그 영상을 보게 된다. 내용은 공주를 구하려면 오늘 4시에 돼지와 성관계를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리는 사전에 우리끼리만 알고 있어야 하고 동영상이 퍼졌더라도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영상은 유튜브에 업로드가 된 것이다. 대중들은 총리 편에 서서 납치범 말에 일일이 순응할 필요 없다는 의견이 절대적이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 이상 감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사이에 수많은 공유와 다운로드가 진행되기 때문일 것이다. 총리의 부하 직원은 납치범의 시나리오대로 세팅을 하지만, 포르노 배우를 불러서 붙여넣기 하는 방식으로 총리를 구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포르노 배우가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어떤 사람이 포착하고 그 소식이 SNS에 퍼지게 된다.
그리고 납치범은 방송국으로 택배를 보낸다. 거기에는 반지가 끼워진 손가락이 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공주가 고통을 받는 비디오가 함께 담겨 있었다. 총리는 결코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 처음에 총리편이었던 대중들의 의견이 바뀌기 시작한다. 공주가 생명에 위협을 당하는 영상을 본 후로, 성관계를 해서라도 공주를 구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된다.
한편, 수사 요원들이 업로드 된 유튜브 영상의 용량으로 위치를 추적하는데 성공한다. 가장 근접한 곳은 한 대학교의 캠퍼스. 총리는 그쪽으로 수사대를 보낸다. 그러나 그 위치는 범인의 미끼였다. 4시까지 시간이 얼마 안남은 상황이다. 총리는 더이상의 선택이 없었다. 만약 여기서 나서지 않고 공주가 죽게 된다면, 총리에 대해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것이고, 이는 정치 인생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결국 스튜디오장에 가기로 결심한다.
스튜디오에 도착한 총리. 돼지가 보인다. 그리고 부하직원이 총리의 빠른 진행을 위해 도움이 될만한 사진도 준비해놓았다. 총리는 대중들에게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한 후, 시작하게 된다.
인상적인 것은 대중들의 반응이다. 처음에는 대중들이 총리의 편에 서서 하면 안 된다는 쪽이었는데, 소포가 도착하고 공주의 영상이 공개 되면서 바뀐다. 그리고 총리를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축구 경기를 보듯 흥미로워한다. 맥주와 함께. 총리가 성관계를 시작하자마자, 그들의 표정은 뒤바뀐다.
시간이 흐르고 공주를 살리기 위한 총리의 처절한 몸부림을 본 대중들은 시작 전 왁자지껄한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다. 생중계가 진행되는 동안 영화 속에는 거리가 텅 비어있는 모습이 연출이 된다. 모든 사람들이 여기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납치범은 30분 먼저 공주를 풀어주었다. 손가락도 공주의 것이 아닌 납치범의 손가락이었다. 총리의 보좌관은 납치범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다고 얘기하면서 보고서에서 기록을 지우라고 지시한다. 이 사건 후, 총리는 다시 정치인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납치범의 정체가 이전에 터너 상을 수상했던 현대 미술가로 알려지면서 문화 비평가들이 이 사건을 하나의 예술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언론에서는 납치범이 총리를 끌어내리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고 말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TV에 나오는 총리와 아내의 모습이 화기애애 해보인다. 하지만 집으로 들어간 후, 아내의 태도가 변한다. 총리는 그러지 말라고 얘기를 하지만, 아내는 아무 말 없이 계단으로 올라간다. 그렇게 영화가 끝이 난다.
공주와 돼지는 현대의 배경을 통해 미디어를 바라보는 우리들을 날카롭게 비꼰 작품인 듯하다. 처음 보았을 때 너무 충격적이었다. 공주를 지킬 것이냐 나의 체면을 살릴 것이냐 사이에서 엄청난 고민을 하는 총리. 총리는 도피하고 싶고, 죽고 싶을 것 같은 입장인데 그 상황을 즐기는 대중들. 그리고 총리와 돼지의 성관계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그들. 심지어 이 모든 게 한 예술가의 예술작품이라는 것. 영화는 약 1시간으로 짧지만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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