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습니다.)
요즘 블랙미러 보는 재미로 사는 것 같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재밌다. 오늘은 블랙미러 시즌2 화이트베어를 감상했는데 살짝 충격을 받고 글을 쓴다.
넷플릭스에서 블랙미러 화이트베어를 클릭할 때 에피소드 줄거리가 살짝 스쳐지나간다.
"한 여인이 모든 기억을 잃은 채로 깨어난다. 멀리서 휴대폰으로 그녀를 촬영하는 사람들, 들, 원인 모를 공격과 살인, 정체불명의 기호. 정말 이 세상이 미쳐버린걸까?"
줄거리를 보았을때 딱 내가 좋아할만한 전개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쳐버린 세상에서 생존해나가는 서바이벌 게임. 사실 워킹데드, 로스트 같은 생존 드라마를 좋아하기 때문에 ㅎㅎ
영화 역시 한 흑인 여성이 깨어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장소는 아늑한 집. 바닥을 보니 약이 흩여져있다. 누가 그녀에게 약을 먹인걸까? 정신을 차리고 계단을 내려온다.
목이 마르다. 그녀는 싱크대 위에 컵으로 물을 허겁지겁 마신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인걸까? 계속 정적만이 흐른다. 그녀는 일단 밖으로 나간다. 밖에는 아무도 없다. 하우스오브왁스에서 나온 밀랍마을처럼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그 때, 주택가의 위층을 보게 된 그녀는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하나 같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다. 휴대폰으로 촬영하면서. 밀랍인형 아닌가? 진짜로 사람인가? 도와달라고 그녀는 소리치지만 아무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 때 한 소녀를 발견하게 되고 그 소녀를 쫓아간다. 결국 놓치게 되고 숨을 돌리고 있을 때, 어떤 차량이 등장한다. 복면을 쓴 한 남성이 샷건을 가지고 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그녀에게 총을 쏘려고 오고 있었다.
목숨에 위협을 느낀 그녀는 도망친다. 계속 도망친다. 다행히 그녀와 같은 상황에 처한 일행을 만나게 된다. 살인자를 피해서 가게에 들어오게 되고, 결국 한 남성이 총에 맞아 사망한다. 결국 둘 이서 도망을 치다가 운전하던 한 의문의 남성 덕분에 살게 된다.
그 남성과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에 그녀가 잠깐 내려서 쉬고 싶다고 말한다. 숲 한가운데서 휴식을 취하던 도중 샷건을 들고 위협을 하는 남성. 그 역시도 똑같은 한패인 것인가? 두 여성을 데리고 의문의 장소로 간다.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사람들이 있는 이 곳. 도대체 어디일까?
남성이 통화를 하는 틈을 타 도망을 치게 되고 그녀 혼자 남게 된다. 그리고 죽을 위기에 처한 그녀. 그 순간 다시 나타나 총으로 남성을 쏴죽이고 그녀를 구한다.
그들은 송신망을 불태우기 위해 화이트베어로 가게 된다. 기름을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는 순간 가면을 쓴 살인마들이 등장한다. 결국 저지하지 못하고 제압당하고 마는데....
그와 동시에 박수소리가 들린다. 이 모든 것이 연극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약혼자와 같이 살인을 저질렀었다. 약혼자가 재판중에 자살을 하게 되고 그 여자아이가 가지고 있던 하얀곰인형(White Bear)가 이 사건의 증거물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죽은 약혼자 탓으로 돌렸던 그녀를 처벌하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첫 장면에서 팔에 붕대가 감겨있었던 것도 자국을 보여주지 않기 위함이었다.
이 연극의 과정이 끝나면 다시 깨어났던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기억이 지워지고 똑같은 시나리오가 반복된다. 죄를 저지른 그녀에게 사형보다 더 고통스러운 형벌이었던 것이다.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영화를 보는 도중 거의 30%이상이 울부짖는 소리라 듣기가 좀 불편했었다. 물론 연기를 잘하는 그녀는 인정해주는 것이 맞지만 비명지르고, 울부짖는 장면이 자주 나오다보니까 약간 지겨웠던 느낌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연극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연극이 죄를 저지른 그녀의 형벌이었다는 결말을 본 순간 충격을 받았다. 교수형을 통한 사형은 짧은 고통으로 죽을 수 있지만, 이 연극은 그렇지 않다. 그녀가 죽을 때까지 이 연극은 계속 된다. 마치 트루먼쇼처럼 정해진 각본대로 고통받으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과연 이 화이트베어와 같은 형벌이 적절한 형법 수단일까? 단지 기억을 잃은 채 고통만 받는 이 방법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까? 영화 속 그녀는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할 수도 없다. 그저 이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죽여달라고 얘기만 할 뿐이다. 그녀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고 사형을 시키던, 무기징역을 판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죄를 지은 사실조차 기억을 못하고 고통만 받는 형벌이 현실에서 적절한지는 고민해야 할 문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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